기술사 자격증 공부에 매진하다 보면 전문적인 기술 위주로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여러분도 해 보면 알겠지만 시중에 판매하는 관련 교재도 거의 없다. 대부분은 인터넷으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한 후 간추려서 나만의 백과사전을 만든다. 최고 등급의 국가기술자격증을 따야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세우고 한 쪽 분야만 파헤치다 보면 머리 속이 건조해질 때가 있다.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다 보면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다.
독서
나는 이따금 주말에 카페나 공공도서관에 가서 평소 읽고 싶던 책을 보았다. 고전소설, 경영, 자아계발, 인문과학 구분하지 않고 읽는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나갈 때 얻는 상식과 지식은 지친 머리 속을 편안하게 해 준다. 80일간의 세계일주(쥘 베른), 허클베리 핀의 모험(마크 트웨인)을 만화가 아닌 장편소설로 읽을 때는 50세가 넘은 나를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했다. 10퍼센트 인간(앨러나 콜렌), 호모 데우스(유발 하라리)를 읽을 때는 인간의 건강과 인공지능의 미래를 상상하며 진지해졌다.
몸이 지칠 정도로 긴 시간을 기술사 공부에만 매달리는 것은 방대한 출제 영역으로 봐서 그다지 효율적인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주입식으로 달달 외운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기술을 이해하고 자기만의 창의적인 의견 서술도 필요하다. 기술사 필기시험은 주어진 100분 동안 A4 용지 14장을 그림과 문장으로 채우는 힘든 여정이다. 총 4교시에 걸쳐 400분 동안 하얀 백지에 기술을 서술해야 한다. 기술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의 취약점은 자기가 알고 있는 전문지식을 상대방에게 조리있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기술자들에게 있어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글쓰기
나는 이러한 결함을 극복하기 위해 독서를 통해 문장 쓰는 법을 배우고자 했다. 책에 쓰여진 내용도 익혀 가면서 작가가 써내려간 글을 의식직으로 눈여겨 봤다. 문학적 표현과 공학적 설명은 서술 방식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글쓰기 수업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는 나는 기술사 시험에 대비해 열독이라는 수단으로 나의 생각을 다듬고 제대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기술적인 내용을 한 줄 쓰더라도 몇 번을 읽어보고 생각하며 단어를 고쳐나갔다. 기술사 공부를 할 때는 기술서적과 기타서적에 투자하는 시간이 9대 1이었다. 기술사 자격을 딴 후 지금은 기술서적과 기타서적의 비율을 3대 7 정도로 조정했다.
여러분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 도전해 보는 것이 어떨까.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문학을 좋아하는 기술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