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의 경험을 소개한다. 나는 기술사 관련 특강과 교육 과정을 다녀본 적이 없다. 시작부터 최종 합격까지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결했다. 나의 체험과 도전 과정, 생각을 꾸밈 없이 쓰겠다. 기술사를 목표로 하는 분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기술사 도전 계기
대학 졸업 후 금형 회사에 취직해서 수행한 업무는 금형설계였다. 직장 생활 16년째 되던 2013년 어느 날 기술사 자격증에 관심이 생겼다. 금형 설계와 신기술 개발을 주로 하다 보니 해당 산업에서 고급 기술자로 인정받고 싶었다.
협회나 단체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에서 위원으로 활동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참석자 대부분은 교수와 교사, 기술사, 명장, 대표이사였다. 나는 수석연구원이었고 더러 기업체 부서장도 있었는데 전문가 회의와 같은 대외 활동을 할 때마다 기술사 명함을 가져야겠다는 욕망이 동기를 자극했다.
의욕과 실망
큰 맘 먹고 거금 20만원 이상을 쓰고 구입한 금형기술사 서적(책 1권 가격이다. 출판사와 책 제목은 언급하지 않겠다)은 대실망이었다. 내용이 너무 부실하고 편집과 교정 작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으며, 문장과 맞춤법, 오타 투성이어서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굉장히 많았다. 교육 서적으로 이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저자는 한 사람이 아닌 다수였는데, 발표 자료인 파워포인트와 검증되지 않은 개인 자료, 보고서 내용을 시판하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때의 충격은 단단한 주먹을 쥐고 있던 나에게 기술사 공부를 장기간 접어두도록 만든 장본인인지 모른다. 여러 대안을 찾아봤지만 회사에서 금형기술사를 공부하거나 관심을 갖는 동료가 없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다.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부실한 책에 의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바쁜 업무에 파묻히고 직급도 올라가면서 일상에서 회사 업무가 차지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였기 때문에 자격증에 대한 열망은 식어갔다. 꿈을 그리며 멋진 계획을 세웠지만, 동시에 가벼운 나비처럼 보기 좋게 날아가 버렸다.
새로운 각오
이후 8년이 지나고 정신을 차렸을 때 금형기술사 그림자가 스멀스멀 머리 속을 기어 다녔다. 드디어 용기를 내어 앞뒤 생각하지않고 최고 등급인 기술사 국가자격증에 원서를 접수했다. 겨우 4개월 동안 독학을 한 후 시험을 치렀다. 기나긴 여정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