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ING
나의 감상
‘유니클로는 왜 이 책을 경영 바이블로 삼았는가’라는 부제목을 보고 일본식 경영에 관한 내용인 줄 알았다. 서평 부분에 유니클로 회장이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적은 것일 뿐 본문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형적인 미국 기업 이야기다. 출판사의 뛰어난 마케팅이 나를 유인한 셈이다. 2023년 10월에 첫 장을 펼쳤으나 중간에 포기하고 다시 읽는 바람에 2024년 5월로 넘어가는 긴 여정을 마쳤다.
저자 해럴드 제닌(Harold Geneen, 1910~1997)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국의 전설적인 경영자이다. 이 책을 읽기 전 피터 드러커, 잭 웰치와 같은 유명한 경영자를 알고 있었지만 해럴드 제닌이란 인물은 금시초문이었다. 책을 읽어 나갈수록 기업 경영의 정도를 알려주는 교과서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정량적인 숫자에 기반을 두고 조직의 목표를 설정하여 임기 내내 자신이 몸담고 있는 통신기기 회사 ITT를 고속 성장시킨 인물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ITT는 대외 환경에 따라 크고 작은 부침을 겪으며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 군인 출신 창업자가 사망하고 전문경영인으로 고용된 해럴드 제닌은 부실기업을 탈피하기 위해 통신 부문에만 머물러 있는 제조 중심의 사업을 호텔, 보험, 렌터카 등으로 다각화 했으며, 80개 국가에서 350여 회사를 인수·합병했다. 책에서는 이런한 거대 형식을 복합기업으로 지칭했는데 오늘날의 사업다각화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해럴드 제닌은 ITT의 최고경영자 지위에서 다른 임직원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냈다. 토요일이나 출장 중에도 시간을 쪼개 거의 모든 사업 보고서를 꼼꼼하게 읽고 난 후 회의에 참석했다. 이러한 습관은 실무자 책임자와의 토론에서 유익하게 작용했고 올바른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었다. 모든 사업의 바탕에는 재무제표에 드러나 있는 숫자가 기준이 되었다.
책 뒷 부분으로 가면 조직 관리 측면에서의 기업 운명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창업자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일하며 무모할 정도로 도전한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성공의 궤도에 진입하면 조직이 커지고 효율이 떨어진다. 회사의 설립과 사업 확대, 멸망 과정에 대한 저자의 설명과 주장은 한 인간의 인생, 국가의 흥망성쇠와 일맥상통하다. 해럴드 제닌은 베일에 가려진 위대한 경영자이다. GE를 성장시킨 잭 웰치 이전에 이미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 체계를 이룩했다. 편법을 쓰지 않고 부실 기업을 경영하여 58분기 연속 이익을 내는 성적을 보여줬다. 책 제목 그대로 그는 기업 조직 관리의 대부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대표와 경영 임원진에게 권하고 싶다. 기업 경영을 돌아보게 하고 조직 관리에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제목 – 매니징(Managing)
저자 – 해럴드 제닌(Harold Geneen)
번역 – 권오열
출판 – 센시오, 초판1쇄(2019.03.11)
쪽수 – 336
독서 – 2023.10.02~2024.05.13
추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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