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사출성형 생산 현장에서는 성형품 표면에 드러나는 웰드라인을 감추거나 스크래치 같은 표면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도장 작업을 수행한다. 도장 스프레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작업자의 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탄소 중립, 친환경 제조, 청정 제조와는 거리가 멀다. 이에 비해 무도장 사출성형 기술은 후공정인 도장을 생략하고 제품 그대로 사용하므로 친환경 녹색 기술 범주에 들어간다.
스팀 성형
도장을 생략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법에는 스팀(증기)을 이용한 초고온 사출성형이 있다. 스팀금형(Steam mold)은 RHCM(Rapid Heat Cycle Molding), H&C(Heat&Cool), 노웰드성형(No weld molding)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용융수지 유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뜨거운 증기를 금형에 주입하여 금형 온도를 순식간에 100℃ 이상으로 올린다. 성형부 표면 온도를 높게 끌어올리면 광택이 좋아지고 용융수지가 만나는 경계인 웰드라인을 감출 수 있다.
사출 성형품의 표면 광택은 금형의 성형면을 거울처럼 경면 사상하고 수지 온도와 금형 표면 온도가 높을 때 더욱 양호해진다. 스팀금형은 2006년 세계 최초로 삼성전자가 상용화에 성공하여 보르도TV에 적용했으며 이 기술의 적용 결과로 그 해 처음으로 전세계 TV시장을 석권했다. 사출성형 자체만으로 광택 도장을 한 것보다 더 광택이 뛰어나고 고급스러우며, 깨끗하고 단단한 표면을 확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디자인 차별화에 성공했고 추가 공정을 제거하여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게 된 것이다.
도장 공정을 생략하기 위해서는 외부 충격과 마찰에 의한 긁힘 현상이 적은 고기능성 무도장 수지를 사용해야 한다. 가전제품 외관에 많이 쓰이는 ABS에 투명성이 있는 PMMA를 합성한 수지는 서로의 장점을 살려 도장을 하지 않더라도 충격 강도와 내스크래치성을 향상시킨다. 급속가열 급속냉각 사출성형공법에 사용하는 수지는 외관 품질이 좋고 색상 표현력이 우수해서 짙은 색상을 발현하는 디자인에 유리하다. TV와 모니터 Bezel 부분의 피아노 블랙이 대표적이다. 급속가열 급속냉각 무도장 사출성형은 품질 개선과 원가 절감, 환경오염을 동시에 개선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스팀 설비
스팀금형은 무도장 고광택 내스크래치 사출성형 분야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대용량 보일러가 필요하고 보일러 가동으로 발생한 뜨거운 스팀을 금형이 매달려 있는 사출성형기까지 운반하기 위한 배관을 설치해야 한다. 배관이 길면 열손실이 발생하므로 최단 거리로 공사하는 것이 유리하다. 스팀은 금형의 성형부 표면으로부터 가까이 가공되어 있는 구멍을 통과한다. 시스템을 구성하는 장비인 온도 컨트롤러는 성형 사이클을 관리하기 위해 최단 시간에 금형 온도를 100℃ 이상으로 올리고, 충진이 완료된 후 40℃ 이하로 내리는 온도 강하 기능을 수행한다. 스팀은 금형 내부를 매우 빠르게 퍼져나가므로 투영 면적이 큰 대형 부품의 사출에 유리하지만 보일러 가동을 위해 전력 소모가 크게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성형 공법 | RHCM | E-mold | HEACO |
---|---|---|---|
개발 업체 | 시스코(일본) | 나다이노베이션(한국) | 유니벨(한국) |
가열 방식 | 물리적 가열 | 전기 저항 | 화학 반응 |
열전달 | 스팀 | 히터 | 스팀 |
부대 설비 | 컨트롤러, 보일러 | 컨트롤러 | 컨트롤러 |
부대 공사 | 스팀 배관 | – | – |
전력 소모 | 큼 | 매우 큼 | 작음음 |
공법 종류
다른 종류의 무도장 사출성형공법에는 E-mold(Electric mold)와 HEACO 시스템이 있다.
E-mold
E-mold는 전열 장치를 이용해 수초 이내에 금형을 가열하고 급속 냉각시키는 기술이다. 금형 온도를 올리기 위한 동력으로 둥근 막대의 마이크로 히터를 사용한다. 성형부 근처의 가공 구멍에 히터를 삽입하고 전류를 공급하면 히터 외경과 구멍 직경의 선접촉에 의해 열전달이 이루어진다. 구멍 크기나 직진도가 정밀하지 못하면 히터와의 접촉이 불안정하여 조립에 어려움을 겪고 열손실이 발생한다. 보일러와 스팀 배관이 불필요하여 초기 설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다량의 히터 사용으로 전력 소모가 크게 발생한다. 소모품인 히터는 단선이 되거나 고장 날 우려가 있으므로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여분의 히터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RHCM의 스팀 회로와 E-mold의 히터 회로는 모두 직선으로 구성되지만 히터 방식의 제약이 더 크다. 스팀은 서로 만나는 구멍 사이로 뜨거운 기체가 자연스럽게 통과하는 반면 고체인 히터는 지정 길이만큼 직선 배치만 가능하기 때문에 교차하는 지점의 온도가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져 수지 유동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히터가 너무 길면 전류 밀도 등의 안정성에 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므로 대개 길이가 짧은 제품에 적용한다. 홈씨어터, 오디오, 자동차 내장재와 같은 중형 크기의 제품에 적합하다.
히터가 금형 온도를 상승시킨다면 냉각은 열전도율이 좋은 알루미늄 블록이 담당한다. 별도의 알루미늄 블록에 구멍을 뚫고 냉각수를 순환시키면서 알루미늄 블록과 금형의 넓은 면을 접촉시키는 방식을 적용한다. 알루미늄은 열전달율이 커서 냉각에 유리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림에서와 같이 금형의 가공된 공간으로 냉각 회로가 있는 알루미늄 블록이 조립된다. 알루미늄 블록은 스프링 구조가 적용된 탄성력에 의해 히터가 가열할 때는 금형과의 접촉에서 해제된다. 냉각이 시작되면 알루미늄 블록과 금형면이 다시 밀착되는 구조이다. 열흡수에 의한 알루미늄 부피 팽창으로 인해 두께가 얇은 금형 부분에 크랙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금형 강도 확보에 주의가 필요하다.

HEACO
유니벨의 HEACO 시스템은 물과 질소의 분자 반응을 이용한다. 화학 반응 결과로 발생한 고온 고압의 스팀을 금형 안으로 진입시켜 성형부 표면을 급속 가열한다. 에너지원으로 보일러와 히터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전력 소모가 거의 없다. 보일러에서 금형이 있는 지점까지 스팀을 운반하기 위한 배관이 생략되므로 열에너지 손실도 없다. 이 방식은 초기 투자 비용이 비교적 작은 장점이 있으며 보일러를 사용하는 RHCM용 금형과 구조가 동일해서 호환이 가능하다. 화학반응 활성화를 위해 순도 높은 물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컨트롤러에 내장되어 있는 정수 필터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교체해야 한다.
무도장 초고온 사출성형 방식은 금형 내부의 열전달 회로가 건드릴 가공에 의한 직선이므로 굴곡이 있고 입체적인 높이 변화가 있는 제품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단면 높이 변화가 없거나 일정한 평면 구간에서 효과가 가장 크다. 무도장 사출성형과 이중사출 기술을 응용하면 더 뛰어난 외관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히트 상품이었던 피아노 블랙 Bezel(1차 성형) 위에 투명 수지를 덮어씌우는 방식(2차 성형)이 이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