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1869년 미국에서 최초로 개발된 플라스틱은 인간의 생활을 완전히 점령했다. 의류에서부터 안경렌즈, 전자제품, 자동차, 우주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플라스틱이 도입됐다. 하지만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플라스틱의 과도한 소비는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인간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난감, 젖병 등의 유아용품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비닐봉투는 최소 수백년에서 1만년까지 썩지 않는다. 기존의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바이오 플라스틱(Bio plastic)은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부하를 줄이고 석유자원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필요한 대안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바이오매스에서 유래한 ‘바이오 기반’과 짧은 기간 미생물로 완전히 분해되는 ‘생분해’를 포함하는 상위 개념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콜라병 중 30% 정도는 썩는 플라스틱으로 제조되고 있고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바이오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플라스틱에 대한 대체 소재로의 전환을 위한 전제조건은 새롭게 사용하고자 하는 소재가 다른 환경오염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이슈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쓰레기 등에서 발생하는 5mm 이하의 작은 크기를 말한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세계 각지의 어패류가 섭취하고 있으며, 수산물을 많이 먹는 지역의 사람들일수록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이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바다가 미세플라스틱에 많이 오염되어 있으며 한국인이 매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은 18만 7000개로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홍콩 29만 9000개, 마카오 23만 1000개, 노르웨이 16만 5000개, 스페인 16만 4000개, 중국 15만 4000개, 일본 13만개, 2020년 기준). 플라스틱은 독성 첨가물을 해제해도 인간을 해칠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한다.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와 플라스틱 비율이 50 대 50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바이오 플라스틱은 재생 가능한 원료로 제조하는 플라스틱 전반을 말한다. 대표적인 바이오 플라스틱은 바이오매스에서 제조되는 슈가를 이용하는데 발효과정을 거친 단량체를 중합하여 만든다. 옥수수, 사탕수수, 콩 등으로 만드는 바이오 플라스틱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가 된다. 이 결과로 탄소가 감소하며 폐기물의 퇴비 활용도 가능해진다.
바이오 기반 고분자에는 Bio-PA, Bio-PBT, Bio-PC, Bio-PE, Bio-PP, Bio-PUR 등이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석유기반 플라스틱보다 강도와 내열성 등의 물성이 다소 부족하여 활용 분야가 아직 제한적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의 제조비용이 비싸고, 공급물량이 안정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완전 대체보다는 석유와 비석유 기반 플라스틱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존 플라스틱 원료는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산유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주도했다면 바이오 플라스틱은 농업국가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PLA(젖산중합체, Polylactic acid)는 석유기반 고분자와 유사성을 가지고 있어 생분해성 재료 중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국내 기업 SKC는 PLA 필름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PLA는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이용해 만든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땅에 묻으면 완전히 생분해되고 유해성분도 남지 않는다. PLA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양은 PP 생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절반 수준이다. 환경친화적이고 무독성이며 분해성이 우수하여 플라스틱 포장 및 제약산업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춰 LG화학, 포스코 인터내셔널, SKC 등의 국내 기업이 친환경 플라스틱인 PBAT, PLA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PBAT는 화석 연료인 석유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이지만 산소와 열, 빛, 효소와 반응해 자연적으로 수 개월 내에 썩어 없어진다. PLA는 식물성 원료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이므로 고온 조건에서 미생물이 수 개월 내에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한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사출성형용 펠릿, 필름, 필라멘트 형태로 소재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생분해 플라스틱 인증기준으로 ‘섭씨 56~60도 상태의 흙에서 6개월간 90% 이상 분해’를 제안한다. 하지만 ISO 표준은 ‘퇴비화 조건’을 전제하는 것으로 일반 토양에서는 구현이 어렵다.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용기는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분명 쉽게 분해가 되지만 ‘6개월만에 썪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계절별로도 환경조건이 달라서 분해속도가 일정하지 않다. 옥수수, 전분 등으로 만든 생분해 플라스틱은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일반 플라스틱보다 60~80% 감축할 수 있다. 자연 소재인만큼 소각·매립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도 덜하다. 다만 소각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발생하는 것은 생분해 플라스틱도 마찬가지다.
2020년 | 2025년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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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억 6,000만 달러 | 279억 1,000만 달러 | 연평균 22% 성장 |
준비와 자세
2024년 2월 미국 기후무결성센터가 발표한 ‘플라스틱 재활용의 사기’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99%가 석유, 가스 등 화석 연료로 만들어진다. 2021년 미국 기준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비율은 5~6%에 불과하다. 배달용기나 마스크 같은 생활편의형 플라스틱 제품들이 사라지기 어려우므로, 500년이 걸리는 분해과정을 수년 안으로 줄일 수 있는 생분해 플라스틱 활용 기반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생분해 플라스틱이 주로 쓰이는 비닐이나 빨대를 분해가 잘된다는 명목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방조해서는 안 된다. 환경오염에 대한 가장 큰 문제는 플라스틱 존재 자체가 아니라 쓰고 나서 아무렇게나 버리는 일회용품의 과도한 소비이다. 플라스틱병을 강에 버리는 사람은 알루미늄캔도 강에 버리므로 소비 습관에도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더 나아가 상품 개발 단계에서 제품 사용 후의 처리방법을 제품설계에 통합하여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경오염은 플라스틱뿐 아니라 온실가스, 농약, 의약품, 방사선, 스모그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물질들에도 원인을 두고 있다. 플라스틱을 단독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다른 오염 물질의 한 종류라는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다른 인위적 물질이 미치는 부작용보다 플라스틱 오염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할 숙제이다. 환경에 잔류하고 있는 인간이 만들어낸 다양한 오염 물질의 양을 함께 줄여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참고자료
단량체(Monomer) – 일정한 단위가 반복되는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