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기술, 뿌리산업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 정책수립 과정에서 산업 기초를 공고히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지은 고유 명칭이다. 모든 산업의 바탕을 뿌리기술이 뒷받침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뿌리산업은 작은 규모의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조선, 생활가전, 반도체, 로봇, IT기기 등 주력산업과 신산업 제품 후방에는 뿌리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뿌리기술은 위험하고(Dangerous), 더럽고(Dirty), 어려운(Difficult) 3D 업종으로 인식되어 제조업 중에서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뿌리산업은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나 최종 제품에 내재되어 제조업 경쟁력의 기초가 된다.
핵심뿌리기술은 제조업 근간이 되는 전통적인 분야로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열처리, 표면처리를 포함한다. 국가에서는 디지털 시대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출과 프레스, 정밀가공, 적층제조, 산업용 필름과 지류 공정, 로봇, 센서, 산업지능형 SW, 엔지니어링 설계를 첨단뿌리기술로 지정하여 뿌리산업의 첨단화를 도모하고 있다.
주조(casting)
고체 상태의 금속재료를 액체 상태로 녹인 후 틀 속에 주입, 냉각하여 일정 형태의 금속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다. 용해로에서 고철, 선철, 합금철 또는 비철금속 원료를 가열해서 용해하고, 여기서 조성된 쇳물을 거푸집 안에 부어 넣은 후 냉각 응고시켜 만드는 방법이다.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진 거푸집의 빈 공간에 용융금속을 주입하여 성형시킨 뒤 냉각되어 굳으면 빈 공간과 동일한 형상의 금속물체를 얻을 수 있다.
금형(mold&die)
규격이 동일한 제품을 빠른 속도로 대량생산하기 위해 금속재료를 사용해 만든 ‘틀’이다. 재료의 가소성, 유동성을 이용하여 복잡한 형상을 갖춘 완성도 높은 제품을 성형할 수 있다. 금속을 가공하는 프레스금형과 다이캐스팅금형, 플라스틱을 가공하는 사출금형, 금속분말을 사용하는 분말야금금형 등이 있다.
소성가공(plastic working)
외부적인 힘으로 재료의 소성을 이용해서 파괴를 수반하지 않고 영구적으로 변형시켜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가공법이다. 주로 금속가공에 사용되며 열간가공과 냉간가공으로 분류된다. 열간가공은 금속을 가열하여 부드럽게 만든 후 가공하는 방법이다. 높은 온도에서 작은 힘으로 금속을 변형시킬 수 있고, 같은 힘에서는 한 번에 큰 변형을 줄 수 있다. 열간가공은 표면다듬질 상태가 좋지 못하고 치수정밀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냉간가공은 상온에서 실시하며 열간가공에 비해 표면상태가 좋고 치수가 정확하다. 소성가공을 방법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 단조(forging) – 재료를 가열한 후 해머로 두들기는 가공법
- 압출(extruding) – 고온으로 가열한 재료를 거푸집 속에 넣고 큰 압력으로 밀어서 다이 모양의 막대나 관을 만드는 가공법
- 압연(rolling) – 회전하는 2개의 롤 사이로 재료를 통과시켜 판재 등을 만드는 가공법
- 인발(drawing) – 일정한 모양의 다이 구멍으로 재료를 눌러 통과시키고 뽑아내어 다이 구멍과 단면이 같고 길이가 긴 제품을 만드는 가공법
- 판금(sheet metal) – 판을 굽히거나 판의 표면에 요철(凹凸) 무늬를 내는 가공법
- 전조(thread rolling) – 나사 모양을 갖는 회전 다이 사이로 재료를 위치시켜 나사나 기어 등을 만드는 가공법
용접(welding)
같은 종류 또는 다른 종류의 금속에 열과 압력을 가하여 한 몸체로 결합이 되도록 접합시키는 방법이다. 접합부에 금속재료를 순간적으로 가열, 용융시키고 압력을 가해 서로 다른 두 재료의 원자결합을 재배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융접법과 압접법이 있다. 세부적으로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하는 아크용접(스팟용접, 프로젝션용접), TIG용접, MIG용접, CO2용접이 있으며, 화학에너지를 사용하는 가스용접, 테르밋용접이 있다. 레이저 용접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열처리(heat treatment)
금속재료를 융점 이하의 온도로 가열한 후 시간에 따라 냉각속도를 가감하여 필요로 하는 조직 및 성질을 갖게 하는 조작이다. 일반적으로 금속재료의 강도나 경도의 증가, 인성 부여, 내부응력제거 등의 목적으로 이용하며 온도와 시간을 조정하여 시행한다. 대표적인 열처리에는 담금질(Quenching), 풀림(Annealing), 뜨임(Tempering), 불림(Normalizing)이 있다. 금속 소재에 가열 및 냉각 공정을 반복적으로 적용하여 부품의 물성을 향상시킨다.
표면처리(surface treatment)
금속의 부식방지, 미관유지, 표면경화 및 기타 목적의 기능을 표면에 부여하기 위해 행하는 마무리 가공이다. 대표적으로 도금과 양극산화(아노다이징)가 있다. 대상 부품 표면에 금속 또는 비금속을 물리적 화학적 반응으로 단단히 부착시킨다.
뿌리기술은 주력산업과 첨단산업의 공정기술로 이용되며, 최종제품의 품질경쟁력 제고에 필수적이다. 뿌리산업은 6대 뿌리기술을 필두로 소재와 부품의 중간 혹은 부품과 완제품의 중간공정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이다. 소재에서 부품으로, 부품에서 완제품으로 제품의 형상을 완성해가는 뿌리산업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기계 등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는 기반산업이다. 뿌리산업의 생산성 향상이 우리의 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