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감상
팔레스타인의 비극과 참상을 알리기 위해 만든 만화이다. 만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현지 방문에서 얻은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불안정한 중동 정세를 뉴스에서만 접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갈등이 단지 영토 분쟁에 기인하는 것일 뿐 역사적인 뿌리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것이 없었다.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심하게 억압하고 자기들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민족과 국가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이 책은 두 민족의 기원부터 중세, 근대에 이르기까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걸어온 발자취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역사와 그 민족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이유는 역사는 승리한 자가 써 내려가고 팔레스타인은 패배자이기 때문이다. 같은 조상(동일한 아버지)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 핏줄이 원수가 되어 서로 죽여야 끝나는 인종 청소까지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20세기 중반 식민 시대가 막을 내리기 전부터 유대인 지도층은 시오니즘(Zionism)을 앞세워 자신만의 이스라엘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강력한 정치 성향을 표방했다. 유대인 정치가는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이 아닌 파멸을 선택했다. 건국 초기에는 두 민족의 노동자들이 단합하고 정부의 지나친 차별에 항의하는 양심적인 이스라엘 국민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키부츠와 같은 집단체제 교육을 받고 자란 국민 대다수는 팔레스타인 핍박 정책에 동의하고 있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실상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이 북한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홀로코스트 유대인 제거 정책의 피해자가 21세기에 전혀 상관 없는 팔레스타인 민족 말살 가해자로 둔갑하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미국과 유럽의 선진 국가들은 과거에 유대인이 엄청난 피해자였다는 죄책감과 동정심에 이스라엘의 만행에 소극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자살 폭탄을 일으키는 팔레스타인 사람을 테러리스트라고 한다면, 일제 식민시대에 빼앗긴 땅을 되찾기 위해 무력 항쟁으로 항의했던 안중근과 윤봉길도 테러리스트인가.
이 책을 통해 헤즈볼라, 하마스의 탄생 배경도 알게 되었다.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등과의 관계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편만 들고 싶지는 않다. 그들은 영국 식민지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을 때 단결하여 국가를 세우지 못했고, 그 파장이 민족 말살이라는 극한 상황까지 몰고 온 것이다. 팔레스타인 대중이 지지하는 하마스도 초심을 잃고 자국민의 이익보다는 권력 중심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일본이 패망하고 우리 민족이 대한민국을 건립한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1970년대 유행한 보니 엠(Boney M)의 팝송 ‘바빌론 강가에서(River of Babylon)‘의 가사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유대인 포로의 고단함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의 망향가이다. 예루살렘이 있는 시온산을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본인들의 처절한 삶을 안다면 남이 처한 고된 생활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스라엘 건국을 위해 가스실에서 쓰러져가는 동족의 죽음을 묵인하여 세계의 동정심을 얻어냈다는 정치인들의 계략은 2차 세계대전 때부터 이미 인간성을 버린 것이다.
제목 – 아! 팔레스타인 1,2
저자 – 원혜진
감수 –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출판 – 여우고개
◇ 아! 팔레스타인 1 – 1판1쇄(2013.01.07), 1판5쇄(2014.08.10), 192쪽
◇ 아! 팔레스타인 2 – 1판1쇄(2013.05.18), 1판3쇄(2014.01.15), 192쪽
독서 – 2024.05.17~2024.06.24
◇ 아! 팔레스타인 1 – 2024.05.17~2024.05.25
◇ 아! 팔레스타인 2 – 2024.05.25~2024.06.24
추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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