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림(Annealing)은 연화(軟化)를 목적으로 하는 열처리이다. 적당한 온도로 가열한 후 서냉하는 방식으로 강재 내부에 있는 여러 종류의 응력을 풀어서 성질에 변화를 준다. 풀림은 단단한 재료를 연화하여 가공성을 좋게 한다.
완전풀림
딱딱하고 질긴 강을 연하게 만드는 열처리이다. 일반적으로 풀림이라고 하면 완전풀림을 의미한다. 열간압연이나 단조작업을 한 강재는 조직이 불균일하거나 잔류응력이 존재하여 절삭가공과 소성가공을 어렵게 한다. 완전풀림의 주된 목적은 금속을 연화시켜 가공성을 확보하도록 조직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풀림처리를 하게 되면 아공석강(탄소함유량 0.2~0.8%)은 페라이트와 펄라이트의 혼합조직, 공석강(탄소함유량 0.8%)은 전량 펄라이트 조직, 과공석강(탄소함유량 0.8~2.0%)은 시멘타이트와 펄라이트의 혼합조직으로 구성된다.
응력제거풀림
기계가공 및 용접 등에 의해 생긴 잔류응력을 제거하는 열처리이다. 잔류응력이 남아 있으면 시간 경과에 따라 응력이 서서히 완화되면서 치수나 모양에 변화를 일으킨다.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온도로 가열하여 잔류응력을 충분히 제거해야 한다. 잔류응력 제거와 함께 결정립 미세화 혹은 조직의 조절을 동시에 하려면 완전풀림이나 불림(Nomalzing) 처리를 하면 된다.
구상화풀림
가공성 향상, 기계적 성질 개선, 담금질 균열을 방지하기 위한 열처리이다. 이 방법은 펄라이트를 이루고 있는 층상의 시멘타이트를 구상화 탄화물로 변화시킨다. 시멘타이트가 구상화되면 층상 구조에서 차단되어 있던 페라이트 조직이 연결되어 인성이 커지고 냉간가공성이 좋아지므로 공구 성능이 양호해진다. 공구강은 담금질 전에 반드시 탄화물의 구상화 풀림처리를 해야 한다.
연화풀림
가공경화가 일어난 금속 및 합금을 추가적으로 가공할 수 있도록 재료를 연하게 만드는 열처리이다. 연화 과정은 회복, 재결정, 결정립 성장의 3단계로 이루어진다. 회복은 가공에 의해 증가된 전위밀도를 감소시키고 재배열하는 과정이다. 재결정은 변형이 일어난 대부분의 입자 속에서 변형이 일어나지 않은 입자로 새롭게 대체하는 과정이며, 결정립 성장에서는 새로운 입자인 재결정이 응집하여 크기가 커진다.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재료의 경도와 강도는 낮아지고 응력이 제거되며 연성이 증가한다. 연화풀림을 마치고 나면 다시 냉간가공을 할 수 있다.
확산풀림(균질화풀림)
주조에 의한 주괴 편석이나 압연에 의한 섬유상 편석을 제거하기 위해 장시간 가열하여 균질화하는 열처리이다. 풀림 온도가 높으면 균질화는 빠르게 일어나지만 결정립이 너무 커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항온풀림
완전풀림의 일종으로 항온변태를 수반한다. 강재를 가열하여 오스테나이트화한 후 표면과 중심부의 온도가 일치하도록 일정온도에서 5~6시간 유지한 다음 공기중에서 냉각한다. 항온풀림은 합금공구강 및 고속도공구강과 같이 합금원소가 많이 첨가된 특수강에서 풀림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실시한다.
참고자료
편석은 고체 재료 속에서 조성이 불균일하게 생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펄라이트(Pearlite)는 강의 조직에서 페라이트와 시멘타이트가 층을 이루는 조직이다. 탄소 0.78%인 강(공석강)을 750℃ 이상의 고온에서 서서히 냉각하면 650℃~600℃에서 A1변태를 일으켜 펄라이트 조직이 나타난다. 페라이트(α철)와 시멘타이트(Fe3C)가 서로 번갈아 층을 이루는데 진주와 같은 광택을 나타내어 펄라이트라 부른다. 아공석강(탄소 0.78% 이하) 조직은 페라이트와 펄라이트, 과공석강(탄소 0.78% 이상)인 주철에서는 펄라이트와 시멘타이트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